현대그룹이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우선주 발행 한도를 기존 2000만주에서 8000만주로 확대한다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할 계획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주주가치’를 내세워 정관 개정을 반대했다.
자칫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범 현대가가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경우 현대그룹의 우선주 발행 한도를 확대한다는 정관은 통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현대그룹 경영권 보장을 시사한 이상 범현대가가 더 이상 현대그룹 경영권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별개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시숙의 난을 초래했던 KCC 정상영 명예회장까지 포함한 범 현대가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범현대가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달 22일 현대차그룹의 화해 제안에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낸 ‘현대건설 지분매매 양해각서(MOU) 해지금지’ 가처분 1·2심 패소에 대한 재항고를 포기했다. 범현대가와의 화해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대그룹의 화해 제스처를 범 현대가가 화답해야 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범현대가의 화해 의지가 확고하다면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에 찬성하는 것은 물론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7.8%를 현대그룹에 넘겨주는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