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에서 계열사 직원을 통한 거액의 카드깡 사고가 발생했다.
공문 한 장에 거액의 기프트 카드를 외상으로 발급해준 회사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단순 직원 비리가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구속된 직원은 경찰 조사 초기 기프트 카드 발급이 ‘회사의 심부름’이라고 주장했고, 현금화한 카드 잔액을 모두 개인 계좌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점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29일 카드업계 및 경찰에 따르면 삼성카드에서 65억원 규모의 대규모 카드깡 사건이 발생해 삼성카드 직원과 관계사 삼성SDS 직원 2명이 구속됐다.
삼성SDS 직원은 외국계 회사와 국회의원으로부터 기프트 카드 주문을 받은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삼성카드에 넘겼다. 이 직원은 삼성카드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65억원 어치의 기프트 카드를 발급받아 ‘카드깡’으로 이를 전액 현금화했다.
현재 구속된 두 직원은 모두 기프트 카드 발급을 상대방이 요구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5억원 중 삼성SDS 직원의 계좌에 40억원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25억원은 사용처 등을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사고금액 65억원 중 40억원은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회사의 허술한 신용관리 시스템이 노출돼 이미지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문 한 장을 믿고 외상으로 65억원 어치의 기프트 카드를 발급해준 데 대한 비판이다.
타 카드사는 외상으로 기프트 카드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는 우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그 금액만큼만 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외상으로 발급되면 신용카드나 마찬가지다”라며 “거래처와의 관계를 떠나서 외상으로 기프트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도 삼성카드에 감사팀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카드깡 사건이 개인 차원의 비리가 아니라 회사의 비자금 조성 사건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두 직원 모두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어 범행 동기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현금화한 40억원이 삼성SDS 직원의 계좌에 그대로 남아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구속된 삼성SDS 직원도 수사 초기에는 “회사의 심부름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삼성카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상황이라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