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는 결국 산은금융지주 품에 안길까? 다음주 17일 열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그 가능성이 드러날 전망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해도 민영화가 가능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놔 재매각 방안이 이와 맞춰 돌아갈 지 주목된다.
◇산은, 재무적 투자자 모으며 본격 행보= 강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인수 의지는 남다르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우리금융 인수를 준비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살아남는 길은 우리금융의 인수뿐이라고 강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수신기반이 취약한 산업은행으로서는 거시건정성부담금 등 유동성 규제를 골자로 한 바젤Ⅲ가 올 하반기 시행되면 다른 은행들에 비해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다.
이에 대해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전에는 바젤Ⅲ와 관련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강 회장 취임 이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수신기반도 확대할 뿐 아니라 메가뱅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는 물건너 갈 수 있다는 비판이다. 산은금융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정부 소유의 대형은행이 탄생한다는 주장이다.
산은은 최근 자체적으로 우리금융을 인수해도 민영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100%인 산은의 정부지분이 80∼90%로 하락한다. 이어 상장(IPO)을 하면 추가로 10∼20%포인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민영화가 추진된다는 얘기다.
또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자금 조성에도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지주 중시의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나서 공적자금 회수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어윤대 “우리금융 인수 시기 아니다”, 신한금융은 글쎄= 공자위는 우리금융 재매각 추진시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고칠 방침이다.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한 최소 매입 지분 조건을 95%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산은금융뿐 아니라 어윤대의 KB금융, 한동우의 신한금융도 참여가 가능해지는 구조다. 하지만 두 금융지주사는 산은금융처럼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최근 “경영환경개선을 위해서라도 우리금융 인수에 나서는 것은 시기가 좋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한동우 회장 역시 인수 참여 발언에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아직 ‘판’을 읽고 있는 시기일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산은금융을 우리금융에 넘기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인지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하면 단번에 자산 500조 규모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한다. 마냥 뒤쳐질 수만은 없다. 어 회장도 우리투자증권에는 인수에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 회장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특혜 의혹은 불을 보듯 뻔한 것도 KB금융와 신한금융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LG카드 인수로 아직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하지만 욕심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