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원의 준정부기관화는 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것입니다. 한국감정원이 준정부기관화 되면 시장 활성화에 저해된다는 시각은 편향된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 감정평가법인으로 구성된 한국감정평가협회(13개사)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감정원이 준정부기관으로 승격된다면 민간이 수행하던 정부의 용역사업 등을 모두 가져가려는 속셈이라는 것. 이들은 경기를 같이하던 ‘선수가 심판을 보는 격’이라고 주장하며 감정원의 준정부기관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진봉 원장은 정부가 감정원을 준정부기관화 하려는 것은 부패한 감정평가시장의 신뢰 회복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이지 한국감정원에게 힘을 실어‘제밥그릇 챙기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권 원장은“준정부기관화로 감정원의 주수입이었던 감정평가업무가 민간으로 이양되며, 그 시장 규모는 무려 600억원에 달한다 ”며 “소규모 감정평가사들은 반대하지 않는데, 대형법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한국감정평가협회를 주축으로 수행돼 온 관행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다수 공기업에서 감정평가업자를 고를때 보상평가 의뢰시 공정한 선정기준과 절차가 없기 때문에 유착관계나 인맥에 의해 자의적으로 감정평가업자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정평가협회를 필두로 한 소속 회원사인 대형법인(13개)이 준정부기관으로 변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진짜 속내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 권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대부분 기관에서 감정평가업자를 선정할때 명확한 기준없이 임의로 선정하거나 윤번제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이는 감정평가협회에 소속된 대형법인에게 주로 돌아가게 된다”며 “감정원이 준정부기관화 된다면 합리적인 방법으로 선정할 것이고 감정평가협회는 이를 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감정원이 준정부기관인 한국감정평가원으로 변화하는 것을 선진화 방안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감정평가협회의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과도한 자율성을 누려온 감정평가협회의 타당성 조사의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도 감정원이 준정부기관화가 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감정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과 △부동산 가격조사 체계의 효율성 제고 △공공과 민간의 역할 혼재에 따른 감정평가업계의 발전 저해요소 제거를 통해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감정평가 시장을 활성화 하자는 차원에서 정부 입법발의로 준정부기관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감정원의 준정부기관화와 관련한 법안은 국회 결정만 남아있다.
권 원장은 “감정원이 그동안 주 수입원인 감정평가업무를 민간으로 이양하면서까지 준정부기관화 하려는 이유는 감정평가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며 “국회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