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그룹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대형 펀드들의 대중(對中)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기업들의 재정건전성과 경영 상황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이들 펀드가 투자한 중국기업 주가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중 12곳 이상에 대해 부적절한 경영 관행과 분식회계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베이징 소재 롱탑 파이낸셜 테크놀로지는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외부 감사가 잘못된 회계 관행에 책임을 지고 사임, 회사의 주식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롱탑의 최대 투자자는 뮤추얼펀드계의 거물 피델리티다.
피델리티는 롱탑 지분 14.5%를 보유하고 있었고 헤지펀드인 매버릭 캐피털이 9.8%,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4.6% 지분을 각각 갖고 있었다.
‘중국의 다가오는 붕괴’의 저자인 고든 창은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주가는 전형적인 버블에 가깝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고성장에 이끌려 무턱대고 투자를 하지만 투자에 앞서 필요한 것은 세밀한 조사”라고 말했다.
전설적 투자자 존 폴슨의 폴슨앤코가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는 시노포레스트는 최근 캐나다증시에서 공매도 투자자의 공격을 받고 주가가 73%나 폭락했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낸 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싼값에 되사서 차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투자자인 카슨 블록이 설립한 무디워터스 리서치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시노포레스트가 목재생산과 토지구입 등의 항목에서 실제와 다르게 장부에 기입하는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시노포레스트는 이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에 따르고 있다며 무디워터스의 보고서를 부인하고 이와 관련 당국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WSJ은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칼라일그룹과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등 월가의 메이저 업체들이 투자한 중국 기업 중 상당수가 사기와 분식회계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