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소집해 새 총재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IMF는 지난 10일까지 차기 총재 입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 멕시코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중앙은행 총재, 이스라엘의 스탠리 피셔 중앙은총재 등 3명이 출마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의 그리고리 마르첸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레버 매뉴얼 등 2명은 막판에 후보 출마를 포기, IMF 총재 선거전은 3파전이 됐다.
IMF는 24명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에서 새 총재를 합의로 선출하게 된다.
IMF 협정에는 집행이사가 추천한 복수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통해 과반수의 지지를 얻는 인물을 총재로 선출하도록 돼 있다. IMF 출범 이래 지금까지 투표로 총재를 뽑은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모두 집행이사국들간의 합의에 따라 총재를 선출해왔다.
집행이사회의 과반수 지지는 187개 회원국별 지분율에 비례한 투표권(voting power)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지분율이 높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영향력이 총재 선출을 사실상 좌우한다.
집행이사회는 이날부터 3명의 후보를 놓고 새 총재 선출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유럽의 총재 독식 관행에 반발하고 있는 개도국들의 주장을 무시한채 이달말까지 합의로 총재를 선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3명의 후보 가운데서는 프랑스의 라가르드 장관이 가장 유력하다.
유럽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라가르드는 최근 러시아와 이집트,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의 지지를 확보했다.
유럽 진영은 특히 라가르드가 IMF 총재로 선출될 경우 최초로 여성 IMF 총재가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유럽 견제 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의 카르스텐스 후보는 개도국의 지지를 규합해 라가르드의 대세론을 뒤집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개도국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막판에 출마를 표명한 피셔의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중국적자여서 IMF 총재직을 유럽이 갖고 세계은행 총재를 미국이 맡는 전통적인 분할구도를 흐트릴 수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