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노림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받아들여지면 재판이 길게는 1~2년 중단돼 지금까지 외환은행을 빨리 매각하고 한국을 빠져나가려 했던 론스타의 기존 입장과 달라지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론스타는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양벌규정이란 법인에 고용된 임직원이 위법 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까지 동시에 처벌하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론스타는 유씨가 주가조작 협의로 유죄를 받더라도 법인인 론스타는 유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시간이 더 지연될 것을 알면서도 론스타가 굳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나선 것은 외환은행을 빨리 매각하고 한국을 빠져나가려 했던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으로 금융권 안팎에선 풀이하고 있다. 즉,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상당기간 경영하면서 배당금을 더 챙기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와의 협상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이익을 최대한 챙겨가기 위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연보상금과 특별이익 배당까지 받아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3년간 론스타가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최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주가조작 협의를 순순히 수용해 유죄를 받을 경우 국제 투자자로서 명성에 큰 흡집이 생긴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