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맞이하게 되면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위기경영, 비상경영, 비상대책 등을 외치며 한계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상황하에서 경영자들이 취하는 대표적인 방안 중의 하나가 비용 절감이다. 물론 위기시에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비용절감이라는 명목 하에 모든 지출을 획일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방법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하여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투자 중에서도 인재양성을 위한 투자를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우수한 인재, 특히나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금융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이에 대해 경영자, 정부 및 업계의 역할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우선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인재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한 면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가 되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인재 양성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이율곡 선생처럼 경영자들도 금융산업의 미래와 회사의 비전을 생각하며 인재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정부로서도 미래의 성장동력인 금융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올 해 자본시장법령 개정을 통해 선진 투자은행의 출현에 필요한 기반을 정비하고, 헤지펀드를 도입함으로써 금융투자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이루어 왔다. 향후에도 정부는 업계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금융인력의 양성에도 노력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업계의 경우에는 상호협력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으로 인해 업계 공동의 발전과 성장 보다는 단기 업적주의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타사 우수인력에 대한 일방적 유치 관행은 지양되어야 하며, 각 사가 필요한 인재는 스스로 양성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금융투자협회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지난 2008년부터 매년 20~30억원을 들여 서울대와 미국 뉴욕대 등 국내외 유수 교육기관들과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협회는 특히 글로벌 중장기 고급과정인 GCMA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투자의 핵심분야인 자산운용, 파생상품, IB 등의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업계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우리 경제를 짊어지고 나갈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즉 경영자의 인재 양성 의지, 정부의 제도적 지원, 업계 발전을 위한 공동협력 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 우리 금융산업의 중요한 과제인 글로벌 인재육성은 한층 빨라질 것이며,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