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이익남긴 론스타= 론스타는 지난 2003년 8월 2조1548억원에 외한은행을 인수한 뒤 고율 배당과 일부 지분매각 등을 통해 원금 회수 외에도 7000여억원을 더 챙겼다. 여기에 매각대금 4조4000여억원을 더하면 5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론스타는 지난 8년 동안 배당금을 통한 이익을 챙겼을 뿐 외환은행 발전에는 관심이 없었다. 론스타가 한국 철수를 결정한 뒤 지난 4년여 동안 ‘먹튀’(먹고 튄다)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론스타가 그동안 고액 배당으로 은행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써야 할 돈을 빼내다 보니 외환은행은 겉으론 우량 은행이 됐지만 속은 곪아왔다. 외환은행의 시장 점유율(총 자산 기준)은 론스타 인수 전인 2003년 8.7%에서 지난해 8.3%로 떨어졌다.
외환은행의 해외네트워크도 엉망이 됐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어느 은행보다 강점이 높았던 외환은행의 미국 영업망은 론스타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은행검사를 피하기 위해 이런저런 구실로 폐쇄, 현재 다른 시중은행보다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 돈 더 받기 위한 재상고 없어야 = 금융권 안팎에서는 론스타 측이 법원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이미 유죄 취지로 판단해 환송한 만큼 받아들일 가능성도 희박한데도 재상고를 하는 것은 시간을 끌면서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세계적인 은행주 폭락으로 외환은행 주가 역시 크게 떨어졌다. 외환은행 주가는 6일 현재 7280원으로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7월 계약한 주당 1만3390원과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론스타는 재상고를 통해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동시에 다른 매수자를 물색한다든지, 하나금융과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가격 협상을 한다든지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외환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고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은행인 만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며 이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떠나야할 때라고 말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한국경제 전체는 론스타에 완전히 농락당했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8년’을 되새기며 교훈을 찾는 것이 급하다”며 “금융당국 역시 하나금융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하는 한편 론스타의 배만 불려준 행적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책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