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은 지난 1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진로하이트 챔피언십 3라운드 12번 홀에서 세번째 샷을 앞두고 볼 뒤쪽에 있는 모래를 손으로 치워(라이 개선) 2벌타를 받았다. 결국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유소연은 벌타의 타격으로 최종순위 8위에 그쳤다.
이같은 유소연의 행동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아마추어 선수도 아는 기초적인 규칙을 어긴것에 고의성이 다분하다’와 ‘게임에 온 정신을 쏟아 미처 규칙을 인지하지 못했다’라는 의견이다.
이처럼 골프계가 시끌시끌한 더 큰 이유는 유소연의 규칙위반이 처음이 아닌데 있다. 그가 규칙위반으로 가장 먼저 비난을 샀던 때는 지난 200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열렸던 KB국민은행 스타투어에서 볼이 벙커 속 깊이 박히자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뒤 벙커 밖에 볼을 드롭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오소플레이’에도 불구하고 벌타 없이 스코어를 기록하고 다음 홀로 이동해 결국 실격 당했다.
이같은 규칙위반으로 또 벌어졌다. 지난단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최종일 12번홀에서 티샷이 그린앞 워터해저드 앞 빨간 선에 떨어졌다. 경기위원이 와서 그 지점에 떨어진 볼을 해저드 구역내 볼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유소연은 경기위원이 해저드 구역으로 판단하기 전 이미 볼 주위의 풀을 손으로 제거했다. 이를 본 최나연(24ㆍSK텔레콤)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유소연은 보기로 기록한 뒤 홀아웃했다.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문의와 비난이 쏟아지자 경기위원회는 비디오 판독을 하고 결국 14번홀이 끝나서야 2벌타를 더해 트리플보기로 정정했다.
올해만 두 번째다. 3년간 3번 규칙 위반을 한 것이다. 골프 규칙은 꽤 복잡하고 까다롭다. 제아무리 프로선수라도 애매하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실수를 범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도 아는 상식수준의 골프 규칙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유소연이 그랬다. 그가 어겼던 규칙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알고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아시안게임 2관왕을 비롯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US여자오픈 우승 타이틀을 얻는 동시에 ‘규칙 문외한’ 이라는 꼬리표도 달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 가장 마음 아픈 사람은 바로 유소연 자신이다. 국내 상금랭킹 1위를 노리고 있던 그로써는 올해 두 번의 실수로 인해 상금왕 자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울러 내년 미국진출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여러번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번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인정만 하는 듯하다. 과연 룰에 대해 더욱 깊은 공부를 했거나 경기중 규칙을 의식하면서 더 긴장하고 플레이 했다면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벌어졌을까 싶다.
스타 골프선수들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성장한다. 삼세번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 등을 고려했을 때 대중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계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해도 대중이 등을 돌린다면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기 힘들다. 삼세번의 기회를 모두 사용한 유소연은 더 이상의 실수를 범했다가는 미국무대에 진출도 하기 전에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