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지난 21일 인천 한은 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와의 워크숍에서 “우리나라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4%대로 높게 형성된 나라”라며 “한은의 최대 관심사는 이를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9월 기준 4.30%)이 기준금리(3.25%)를 웃돌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조절해야 한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금리정상화 노력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쉽지만 인상할 때는 위기가 재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모험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시장의 전망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8~9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안갯속에 빠지고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때만 해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유로존 위기가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내년 중 소비자물가(CPI)를 역전할 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4.50%)나 한은(4.30%)의 전망치에는 밑돌겠지만 3%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낮아도 3%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돌아서고 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하를 하지 않고 있어 먼저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3~4%대 나온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준은 아니다”며 “내년 중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경제여건이 개선될 것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는 연내 한차례 인상, 내년 하반기 4%대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