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업률을 국제단체의 조사방식으로 바꿔보니 실제 실업자가 4배 이상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황수경 연구위원은 지난 26일 ‘설문구조에 따른 실업 측정치 비교’라는 분석자료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식으로 실업 여부를 조사할 경우 ‘사실상 실업자’ 비율이 기존 5%에서 21%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에 사는 20대 청년 1258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다.
우리나라 기준의 ‘통계상 실업자’는 지난주에 1시간 이상 일을 하지 않아야 하고 지난 4주 동안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취업 준비를 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일반인들이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아 그동안 정부가 내놓는 실업률이 현실에 비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황수경 연구위원은 “국내 실업자 기준 중 일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완전실업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실업자군에 들 수 있기 때문에 이들(잠재적 실업자)에 대해서도 그 규모와 동향을 파악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잠재적 실업자’를 정확히 가려내야 하는데 현재 조사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설문방식을 일부 조정 및 보완해 실업률을 노동시장 현실에 부합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