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9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의 대체적인 윤곽에 합의하고 내년 안에 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9개국 정상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별도 회의를 가진 뒤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9개국은 미국·호주·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브루나이다.
정상들은 “지금까지 성과와 성공적인 작업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 기념비적인 협정을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이곳 호놀룰루에서 약속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며, 여기에 머무를 것”이라고 선언하고 “TPP는 아시아 지역에서 보다 폭넓은 일련의 합의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APEC 회의에서 TPP의 대체적인 윤곽을 잡았다는 데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머지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참가국들이 합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공동으로 수출을 늘려 많은 상품을 제공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미래의 시장에서 서로 경쟁해 승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다만 다른 정상들은 “아직 협상이 필요한, 각국별로 다르고 민감한 사안들이 있다”는 입장인만큼 9개국은 오는 12월 초 협상팀 회의에서 내년 추가 라운드 협상 일정을 잡는 등 내년에도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미국은 애초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TPP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문들을 둘러싼 협상이 지연되면서 TPP 최종합의 시기가 늦춰졌다.
지난 2006년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브루나이 4개국을 회원으로 출범한 TPP는 이후 미국·호주·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6차례 공식 라운드 협상을 갖고 세부 내용을 조율해 왔다.
또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이 협상 참여를 선언함에 따라 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11일밤 기자 회견에서 당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TPP 교섭에 참가할 뜻을 표명했다.
앞으로 중국과 한국, 러시아, 캐나다도 협상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1일 “TPP는 폐쇄적인 클럽을 의도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해 앞으로 참여국을 늘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나다는 관심을 갖고 TPP 협상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로, 참가 결정은 내리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나지브 라자크 총리는 12일 호놀루루에서 기자단과 만나 “TPP 협상에는 유연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무엇을 달성할 것인지 등 현실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