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또 조직을 바꾼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조직 진단 컨설팅을 받고 내년 상반기 중 권역별 조직을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보호 기능은 인사와 예산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번 조직진단은 지난 9월 국무총리실 주도로 만들어진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금감원을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하도록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따라서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현재의 권역별 조직을 기획총괄·감독·검사·소비자보호 등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소비자보호 기능은 조직 편제만 금감원 산하에 두되 인사권을 독립시키고 예산은 금융위원회가 직할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명칭은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조직개편에 대해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능별로 조직을 개편해도 내부적으로는 업권별 특성에 따라 디시 권역별 분류를 할 수 밖에 없다”며 “금융위에 권한을 집중시키기 위한 조직 흔들기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6개월에 한번씩 조직을 바꾸다보니 업무 파악도 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의 조직 흔들기는 금융위뿐만 아니라 국회와 기획재정부의 통제까지 받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국회로부터 결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가 하면,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에 내는 감독분담금을 두고 이를 부담금으로 간주해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논의가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대외적인 압박에 흔들리자 임원진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노조에서는 기획총괄 담당 임원과 국장을 모두 경질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타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악재에 임원들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국회 및 정부의 눈치보기에 열중해 금감원 설립 취지와 독립성을 훼손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