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6000억원대 규모의 부동산PF 부실채권을 PF정상화뱅크에 매각한다.
2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기업·하나·산업·수협은행, 농협 등 6개 은행은 내주 중에 PF정상화뱅크에 6000억~7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번 2차 부실채권 정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유암코 관계자는 “은행별 PF부실채권 규모가 확정되는 데로 다음주 중에 추가 매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소 2차 매각물량이 2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2월말 38조7000억원에 달하던 은행의 PF대출 잔액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으며 6조4000억원에 달하던 PF부실채권은 9월말 4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서던 PF대출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며 “연말에 결산을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부실을 대거 털어내려고 하는 데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만큼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PF정상화뱅크는 은행들로부터 부실채권을 사들여 정상화를 한 뒤 차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본금 한도는 1조2000억원이며 지난 6월 1차 매각으로 6000억원을 사용했다. 이때 PF 매각 할인율을 50%를 적용해 1조원대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이번에도 같은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PF정상화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 정도가 남게 된다.
1차 매각에서 금융당국의 독려로 마지못해 부동산PF를 정리했지만 은행입장에서 매각 가격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일부에서는 PF정상화뱅크에 매각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정상화 시키거나 매각시킨 경우가 더 많은 수익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매각에 국민과 우리은행이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가 우리가 이번 부실채권 정리에 참여하지 않는 배경에는 매각가격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며 “부실PF채권을 매도하고자 하는 가격과 유암코 측이 매입하고자하는 가격수준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추가로 2차 PF정상화뱅크를 만들어 건설사의 부실을 흡수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재인·서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