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계열분리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21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 주식 4만4180주(2.22%)를 65억8900만원에 처분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이번 지분매각은 한진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끊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계열분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지난 12일 한진해운이 보유한 한진관광 주식 23만7125주(14%)를 120억원에 장외 매각했다. 한진관광은 정석기업 지분 22.26%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회사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 설립 후 2년 안에 비상장 손자회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은영 회장과 두 딸, 그리고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각했다.
이번에 정석기업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한진그룹과의 연결고리는 모두 끊어졌다.
최 회장이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에 반해 시숙인 조양호 회장은 계열분리에 신중한 입장이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원론적으로 인정하면서도 3세 경영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계열분리가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한진해운홀딩스 유상증자에도 보유 중인 한진해운 지분 전량을 한진해운홀딩스 주식과 맞바꾸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유상증자의 기준가격이 시가보다 낮게 책정됐지만 대한항공은 경영안정화의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현재 한진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은 △대한항공(16.71%) △한국공항(10.7%) △(주)한진(0.04%) 등 27.4%에 이른다. 결국 조 회장의 결심이 서야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의 계열분리가 성사될 수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는 끝났다”면서도 “하지만 업황의 부침이 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