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부자증세’를 밀어 붙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되자 총선에서 표심의 향배가 부자 과세와 복지 확대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다.
야권은 원래 주장해 왔던 포퓰리즘 공세가 먹힐 것이란 생각에, 여당도 이에 질세라 포퓰리즘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민주통합당에선 지도부와 차기 당권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재벌 해체’를 외치며 상위 1% 증세를 비롯해 상속·증여세 및 주식양도차익세 등 한국판 버핏세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정부의 반대를 무시하면서까지 부자세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좌클릭’에 나선 것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파생상품 거래세, 주식 양도차익 과세 등이 끈임 없이 쏟아내고 있다.
보수 세력을 기반으로 하면서 정강·정책에 ‘보수’와 ‘포퓰리즘’,‘선진화’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사실상 반시장주의로 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막연히 부자와 기업에 세금을 더 물리고 보수와 선을 그어야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권의 표 계산법은 한치 앞을 못 보는 어리석은 판단이란 지적이다. 인터넷에서 목소리가 큰 2040세대를 의식한 행동이 결과적으론 침묵하는 다수로 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자증세가 세수 확대에 기여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은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말해 주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과표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38%의 세율을 적용하면 세수입이 7700억원 늘어나지만 세부담 증가로 국내총생산(GDP)가 1% 낮아지면 3조원의세수가 날아간다”고 했다.
한국은 이미 소득 상위 20%가 세수의 90%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고소득자와 기업에 대한 세율을 더 높인다면 투자의욕과 근로의욕을 꺾고 저축 동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건 상식이다.
증세 논의가 복지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측면이라면 당장의 증세보다는 기업을 잘되게 하고 경기부양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는 게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