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이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면서 가계의 원금상환능력, 이자지급부담, 지급여력, 소득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가계부실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계부실위험도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4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가계부실지수는 0.77포인트로 전 분기인 3∙4분기 1.76포인트보다 하락했다. 가계부실지수는 실업률과 이자상환비율∙부채자산비율을 더하고 흑자율을 빼 산출한 것으로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4∙4분기 가계부실지수가 떨어졌지만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4분기까지 평균은 1.22포인트로 카드사태 당시 평균 0.94포인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4분기 1.76포인트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인 1.06포인트보다는 0.7포인트나 높다.
가계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은 실업률을 제외한 이자상환비율∙부채자산비율 등 다른 구성지표가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가계자산 중 주식 관련 상품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원금상환 능력도 주식시장과 연동돼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자지급 부담은 낮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계부채 절대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부담이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4분기 흑자율은 도시가구를 기준으로 25.8%를 기록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보였지만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높은 부동산 가격 포화 상태의 자영업, 고질적인 적자 가구 등으로 축적된 리스크가 해소 되지 못했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화 기조를 유지하고 디레버리징(부채 축소)를 유도하는 등 취약 부문에 대한 리스크 해소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