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되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비염 환자들이 많아진다. 알레르기 비염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물질에 대한 일종의 과민반응으로 코 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이다. 또 눈의 가려움, 만성기침, 두통, 후각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근 생활환경의 변화와 대기오염 물질증가, 식습관의 서구화 등 여러 요인으로 매년 환자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0~25%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2006년 29만3923명에서 2010년 52만635명으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 진드기 증가 등이 원인…인구 20~25%가 환자 =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 내에 과민반응이 유발돼 나타난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 등 원인물질이 우리 몸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주어 코점막을 예민하게 하는 것이다. 원인 물질 외에도 차가운 공기나 담배연기, 오염된 공기 등 때문에 악화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증상이 심한 정도에 따라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알레르기 원인을 찾는 진단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그 중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는 15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원인 항원을 찾아 이를 피하는 면역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검사방법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흔한 병이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 때문인 고통과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김성완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내버려둘 경우 축농증, 무호흡증, 수면장애, 나아가 성장장애까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병증 예방을 위해라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회피 요법(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멀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거의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다. 약물의 종류로는 항히스타민제와 국소용 스테로이드 분무제, 점막수축제, 항류코트리엔제 등이 있으다. 대개 약물 복용 후 1주일 이내 증상이 사라진다. 특히 코에 뿌리는 국소 스테로이즈 제제는 효과가 빠르고 간편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점막을 수축시키는 수축제 스프레이는 부작용이 있어 1주일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는다면 알레르기의 원인 항원에 대한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소량씩 투여해 그 양을 점점 늘려가며 자극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약물 복용 없이도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고 천식으로 진행되는 알레르기 질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대개 6개월~1년간 이 요법을 시행하면 완치에 도움이 된다.
김만수 김앤박이비인후과 원장은 “어릴 적 알레르기 증상이 자주 발생한 경우 중, 고등학생 시기가 되면 알레르기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어릴 때부터 면역 치료를 시작한다면 학업이 중요한 청소년기에 알레르기로 인한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증상을 줄일 수는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집에서 애완동물은 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이승훈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부분은 생활환경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물질이 원인이 되므로 실내를 청결히 하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며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활동으로 증상의 발현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