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산업은 흔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된다. 관광객 유치, 세수증대, 고용창출 효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국가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내 최초의 내국인 대상 카지노 강원랜드는 지난해 1조 3000억원의 수익을 거둬 국세로 순이익의 28%, 지방세는 법인세의 10%를 세금으로 납부했다. 이와는 별도로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매출액의 10%를 지출하고 폐광지역개발기금도 법인세 차감전 이익금의 20%를 납부하고 있다.
강만호 서라벌대 카지노학과 교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화 획득, 관광 유동 인구 유발, 고용 창출, 숙박·음식·쇼핑 등 연관 산업의 매출 증진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산업의 효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있다는 점도 카지노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국내 카지노는 단연 매력적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방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6%에서 2011년 35%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1월 중국인 고객 비중은 26%대까지 상승해 2011년 1월의 22.7%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카지노의 가파른 성장은 바로 차이나머니의 힘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카지노를 더 이상 ‘사행성 게임산업’이 아닌,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각 지자체들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자본 유치를 통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카지노는 경마, 복권 등과 함께 대표적인 사행산업이다. 특히 국민의 사행심 조장, 도박중독자 양산 등 내국인 카지노로 인한 폐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주변에는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고 노숙을 하는 소위 카지노 노숙자가 1000~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0년 발표를 보면 카지노 이용자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85.6%로 치명적이다.
여기에다‘관광산업 진흥’이라는 미명하에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카지노를 개설하다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10년 기준 16곳의 외국인 카지노 가운데 10곳이 적자를 봤다. 16곳의 매출액 합계는 1조57억원으로 강원랜드 한 곳(매출액 1조2568억원)보다 적다.
◇도박중독, 허술한 운영 규제장치 마련 필수 = 허술한 정부 규제와 부실한 운영으로 인한 폐해도 만만찮다. 지난해 7월 감사원 보고에 따르면 강원랜드 직원 4명이 수표 9억1500만 원 횡령한 데 이어 카드통 몰래카메라 사건까지 드러났다. 이에 따라 카지노 개설 자격요건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최혜자 인천경실련 사무국장은 “지난 12년간 강원랜드 직원들의 부정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카지노 운용에 대한 규제는 허술하다”며 “카지노를 금융산업에 버금가는 규제산업으로 보고 관련 법령 제정이나 제도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일용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 교수도 “미국·싱가포르·마카오 등 카지노 산업이 활성화된 외국의 경우 카지노 설립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사업 신청자의 범죄경력은 물론 세금포탈이나 공금횡령 사례 유무까지 꼼꼼하게 따질 정도다”라며 “이들처럼 철저한 규제장치를 마련해 카지노 운영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카지노 업소에 대한 내국인의 위장 출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박 중독’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규호 도박규제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가 미비한 국내 현실에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도 내국인 전용 카지노에 적용되는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무조건적인 카지노 설립이 최선의 관광객 유인책은 아니다”며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규제가 제대로 마련된다면 마카오 등 주변국보다 한국이 관광객 유치에 있어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