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이 다시 높아졌다. 지난 3월말 은행권의 연체채권 정리에 힘입어 소폭 개선되는 반응을 보였으나 가계 집단대출, 부동산 PF, 조선 관련 업종의 현금흐름 악화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1.21%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4월보다 0.06%포인트, 지난해 4월 보다는 0.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 3월말(1.09%)과 비교 해서도 0.12%포인트 상승한 규모다.
3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000억원 증가했다. 연체 채권 정리규모는 전월 대비 1조원 감소한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과 부동산PF, 조선 관련 업종의 현금흐름 악화와 일부 제조업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의 여파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1.49%를 나타내 전월 말 1.32%에 비해 0.17%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0.76%로 3월 말 0.47%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전월 말 1.58% 보다 0.15% 포인트 상승한 1.73%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다소 악화됐다. 4월말 0.89%로 전월 말 0.84%에서 0.05% 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79%로 전월 말 0.76%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부진에 따른 시세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4월말 집단대출 연체율(1.84%)은 전월말(1.80%) 대비 0.04%p 상승했다. 아파트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한 집단대출 연체율이 늘어난 탓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1.08%로 3월 말(1.01%)보다 0.07% 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은 4월말 국내은행 연체율이 기업대출의 신규연체 증가 및 분기초 연체채권 정리에 소극적인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부동산 PF대출 및 선박건조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건설업종의 경우 지난 3말 2.58%에서 4월말 3.2% 0.62%포인트 연체율이 상승했다. 부동산 PF대출은 3월말 5.58%에서 4월말 6.76% 로1.18%포인트로 가장 높은 연체율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을 지속 점검하고, 은행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관리 및 정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