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행자와 서울시간 빈번한 마찰로 사업 포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물 관리 가이드라인(정책)까지 만들고 있어 또 다시 무산되는 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랜드마크 빌딩 사업 시행사가 적자를 우려해 결국 사업을 접었다.
133층, 640m로 건설해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당초 계획과 달리 층수를 70층까지 낮춰야 겨우 적자를 모면할 수있다는 시행사측의 입장이 갈등 양상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시행사측 손실만 10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제 부터다.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물 관리의 원칙과 기준을 세운다는 취지로 새 초고층 건물 관리 정책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허가 등 사업추진을 위한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게다가 사업성 악화를 초래하는 공공 기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잡히고 있다고 알려져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추진중인 서울 뚝섬 글로벌비즈니스 센터(110층)가 발목이 잡혀 있다. 오피스 등 상업시설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개발을 해야 하는데 서울시가 경관·교통·환경 등 공공성을 더 평가해야 한다는 이유로 허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풀원(111층)도 안갯속이다. 역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서부이촌동 주민반대를 이유로 분리개발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럴 경우 설계는 물론 마스터플랜 자체를 다시 짜야하는 탓에 사업 장기 표류가 불보듯한 상황이다.
서울시 뿐아니다. 102층으로 계획된 인천타워도 휘청거린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3조원을 투입해 건설될 예정이던 이 타워는 인천자유구역청과 시행사인 송도랜드마크시티 유한회사의 의견충돌이 계속되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층수뿐 아니라 토지 가격에 대한 견해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완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인허가가 끝나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2014년 분양 즈음에 오피스 과잉공급이 우려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30년 숙원사업이라 굴러가고 있는 것이지 사업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