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본은행(BOJ)의 심의위원으로 민간 이코노미스트 두 명을 국회에 재추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월 BNP파리바의 고노 료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기용하는 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됨에 따라 공석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인사를 추천한 것이다.
이번에 지명된 두 명은 노무라증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모건스탠리MUFG증권의 사토 다케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둘 다 완화정책 옹호주의자다.
WSJ는 이들이 심의위원으로 확정될 경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을 꾀하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은 한층 완화 기조로 쏠릴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이들 인사는 중참 양원에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양원은 20년 가까이 계속되는 저성장과 디플레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완화 조치를 일본은행에 요구해왔다.
BNP파리바의 고노 이코노미스트를 기용하는 안이 부결된 것은 그가 적극적인 금융완화에 반대해 재정 긴축 노선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대규모 국채 매입과 상장부동산투자신탁, 상장투자신탁(ETF) 매입으로 혁신적인 완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 등 일본은행 심의위원들은 완화 조치를 과도하게 시행하면 시장의 신뢰가 손상될 수 있고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이번에 심의위원에 지명된 기우치·사토 두 사람과의 입장차를 예고하는 것이다.
JP모건증권의 간노 마사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토는 일본은행의 완화를 옹호하는 입장이어서 현재 정책위원회 멤버와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우치 이코노미스트 역시 자산 매입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새로운 조치를 강구하도록 일본은행에 촉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지금까지 실시해 온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정책을 고수하지 말고 새로운 정책을 시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산업계 출신자로 채웠던 자리를 금융계 인사로 채우는데 대한 불만도 피어오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다이와증권의 노구치 마이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자 민간 활동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계 출신자가 없어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에 임기가 끝난 나카무라 세이지와 가메자키 히데토시 위원은 각각 상선미츠이와 미쓰비시상사 출신이었다.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일본은행의 정책위원회 정원은 9명으로, 심의위원 6명에다 총재와 2명의 부총재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