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법정 급여기준이 없는 '임의비급여' 진료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8일 가톨릭대학교 부설 여의도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 취지는 임의비급여 진료행위가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 더 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병원이 건강보험 틀 밖에서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그 비용을 환자에게 자비 부담하게 하는 행위를 예외없이 부당한 것으로 봐왔던 기존 판례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법원은 "의료기관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다할 의무가 있다"며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했더라도 이를 건강보험의 틀에 넣을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거나 치료의 시급성 및 의학적 안전성, 유효성을 갖췄고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받았다면 부당한 방법을 썼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의료기관은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그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키더라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사정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공개변론에서 병원 측은 "의사는 양심과 전문적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만큼 법정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진료를 포기한다면 의사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와 공단 측은 "의학적 안전성, 유효성을 갖춘 진료나 의약품들이 이미 법정 급여ㆍ비급여로 지정돼 환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만큼 연구단계의 기술을 의사 판단에 따라 비급여로 인정해달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