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급등했다.
유럽연합(EU) 정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단기대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후퇴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77.83포인트(2.2%) 오른 1만2880.09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3.12포인트(2.49%) 상승한 1362.16, 나스닥지수는 85.56포인트(3%) 뛴 2935.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와 S&P500지수는 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13년 만에, 나스닥지수는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역내 금융안전망을 통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우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구제기금이 정부를 거치지 않고 역내 은행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를 통해서만 은행을 지원함으로써 정부 부채가 늘고 결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정상회의는 또 구제기금이 위기 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허용하고, 스페인 은행이 파산할 경우 우선 변제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채무국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채권 회수 시 민간 투자자가 구제기금보다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로 해당 국채를 매도하는 원인이 됐었다.
이날 합의된 대책들은 시장의 예상과 대략 부합하는 내용이라는 평가다.
스페인 국채가 심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우선 진정시켜야 한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합의는 EU 정상들의 강한 압력으로 수세에 몰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채무위기 봉합을 위해 크게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과 역내 채무 공유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대치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합의된 대책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웨스턴자산운용의 크리스토퍼 온도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안도감에 증시가 반발했다”면서 “EU 정상들의 합의는 사태를 장기적으로 보고 문제 해결에 올바른 방향으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는 2.8%, 애플은 2.6%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5.7%, 알코아는 2.7% 각각 올랐다.
엑슨모빌은 유가 급등에 힘입어 3% 뛰었다. KB홈은 업계 실적 호조 소식에 13% 폭등했다.
반면 실적 부진을 발표한 나이키는 9.4% 떨어졌고, 리서치인모션은 실적 부진과 차세대 운영체제 공개 지연 소식에 19%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