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운명을 뒤흔드는 여야의 공방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최고 등급을 박탈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해 서로 양보할 것을 기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을 유지할 뜻을 새삼 확인한 것은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새로운 재검토에 들어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계속 ‘부정적’인 상태여서 이 기간 중에 강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P는 성명에서 “실업률이 8%대에서 머물고 미 경기 회복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공화 양당이 재정의 급격한 조정을 회피하도록 합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햇다.
S&P는 또 미국 경제가 여전히 대폭적인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며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약 20%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 것은 금융면에서의 신뢰, 주요 외환보유고로서 달러의 지위가 올랐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은 정치, 재정면에서의 신용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작년 여름 연방 채무한도 상한 확대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인 ‘AAA’에서 한 단계 하향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각각 ‘AAA’와 ‘Aaa’로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양사 모두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1년이나 1년 반 사이에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교착 상태에 빠진 정치권에 쏠려 있다.
최근 유럽 정상이 재정위기 해법의 합의점을 찾으면서 시장의 하반기 관심은 정치적 갈등이 강할 것으로 우려되는 미국으로 옮겨붙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사라졌다.
특히 투자자들은 11월 대통령 선거와 연말 끊기는 감세와 경기 부양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감세와 경기부양책 소멸로 의회의 개입이 없으면 미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T로우프라이스뉴아메리칸펀드의 조셉 밀라노는 “향후 3~4개월은 정체에 빠질 것”이라며 가장 큰 이유로 정치 문제를 들었다.
2분기 다우지수는 유럽문제와 세계경기 둔화 우려로 2.5% 하락했다. 연초에 비해선 5.4% 상승했다.
밀라노 등 투자자들은 미 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와 기업 실적을 압박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루즈벨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레이라 헥크만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의회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연준이 나서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