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뇌관’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몬티 총리는 당장 구제금융을 신청할 일은 없다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그리스처럼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유로안정화기구(ESM)를 활용하는 것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언급해 ESM을 통한 자국 국채 매입 요청 가능성 역시 시사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위험수위인‘6%’를 넘나들면서 스페인처럼 은행권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가 유로존(우로화 사용 17국) 3위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2조달러에 달하며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관심을 끌었던 EU 재무장관들의 회담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프로젝트 채권(PB)’을 시험 발행하는 방안이 도출됐다.
PB 발행은 EU 정상들이 지난 5월 비공식 특별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1200억유로 규모의 성장협약의 일환이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2012~2013 회계연도 예산에서 2억3000만유로를 떼어내 PB 시험 발행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PB는 기업들이 특정 사업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드는 특수목적법인(SPV)에 의해 민간 채권 형태로 발행될 계획이다.
ESM 출범이 지연되면서 이와 관련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독일 야당인 좌파당과 학계, 시민들은 ESM의 관련 법안들이 재정에 대한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위헌소송을 제기했으며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날 때까지 법안 서명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ESM의 출범이 지연되면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