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다시 투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제개혁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소비 부양과 수출 다변화 등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정부의 주요 임무는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수출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욱 느려질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됐다.
원 총리는 “다양한 산업의 지도자들을 만나 효율적이며 일반인들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정부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세금 부담을 더는 등 세제개편을 지속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왕이밍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거시경제연구원 상무부원장도 최근 “투자는 안정적 성장의 핵심”이라며 “소비가 단기간에 늘어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행했던 대규모 부양책보다는 도시 교통난을 해소할 지하철 건설 등 기존 투자계획 실행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은 인구 고령화와 수출수요 둔화 등의 문제가 지속 성장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 중심으로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샌산(GDP) 대비 투자 비중은 49%에 이른 반면 소비는 35%에 그쳤다.
이는 미국의 소비 비중이 70%에 이르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도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하는 등 경제 고성장보다는 개혁에 좀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둔화가 현실로 다가오자 결국 과거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으로부터 시진핑 부주석으로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고위층의 의중도 정부가 다시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