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시작된 금리 조작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 조작 사태 이후 유럽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의 금융당국이 금리 산정과 관련 조사에 들어갔거나 이를 들여다볼 방침을 밝히고 있다.
유로 거래에 사용되는 유리보(EURIBOR, 유로존은행간금리)를 둘러싼 조작 의혹으로 도이체방크 HSBC홀딩스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등 4개 은행이 새롭게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은행의 트레이더들은 리보 조작 사태의 시발점임 바클레이스의 트레이더들과 연락하면서 2005~2007년 3개월물 금리를 조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지표 금리 조작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싱가포르 금융관리국(MAS)은 이날 시보(SIBOR, 싱가포르은행간금리) 결정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금융당국도 히보(HIBOR, 홍콩은행간금리)의 산정 과정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은행간 금리인 티보(TIBOR) 조작 여부를 둘러싼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전국은행협회의 아오키 히사나오 대변인은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 18개 금융기관에 티보 산정 과정에 대한 자체 점검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8월10일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자체 단기 금리 지표인 스티보(STIBOR)와 니보(NIBOR) 산정 과정에 의문을 품고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업체인 글로벌이코노믹스그룹의 로사 아브란테스 멧츠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리보 조작을 쉽게 만든 요소들이 있었다”며 “금융당국 사이에서는 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단기금리 지표는 대형은행이 보고한 자료를 기초로 산정돼 조작이 수월해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영란은행(BOE) 주도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오는 9월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총재 회의에서 리보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