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는 흔히 성기능 장애 극복과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한 촉매제로 일컬어 진다. 삶의 질 개선 효과가 높은 ‘해피 드럭’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비싼 오리지널 약의 특허 만료로 값싼 다양한 형태의 복제약들이 등장하면서 접근성도 높아졌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대중화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부분 이면에는 과열홍보, 오남용, 불법거래 등과 같은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성 자신들의 절제노력와 실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의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등 성인병 증가로 발기부전환자도 급증하고 스트레스로 20~30대 환자가 늘면서 남성들에게 더 이상 발기부전은 남의 얘기가 아니게 됐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남성) 중 70%가 발기부전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40대 이상 남성의 발기부전 환자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이 분야 환자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발기부전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복제약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뿐만 아니라 국내제약사들도 속속 신약을 개발해 내놓았다. 지난 5월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복제약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현재 30개 국내 제약사의 50여개의 복제약이 출시돼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발기부전치료제의 천국으로 불리게 됐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대중화에는 비뇨기과전문병원의 출현도 한 몫 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해 복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뇨기과전문병원은 지난 2000년대 초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도심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로변에 플래카드를 이용해 환자유치를 위한 홍보까지 자연스러울 정도다.
이로 인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 약은 고개 숙인 남성들의 성기능 돕고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비뇨기계 질병과 관련된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동득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비뇨기계에 관한 질병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반적으로 전립선수술 후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증상이 오는 데 발기부전치료제는 합병증을 개선하거나 예방하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대광고·오남용·불법거래 부작용 없애야 = 발기부전치료제의 대중화 뒤에는 씁쓸한 단면도 있다. 자극적 작명과 과도한 포장용량, 과열 제품홍보 등으로 정력제로 오인해 오남용, 불법거래 통한 음성시장 규모 증가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남성의 성기능을 원활하게 도와준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듣기 민망한 이름으로 출시되는 약들도 있다.
또 약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다 보니 과도 경쟁으로 인해 임의조제, 끼워팔기, 과대광고 등의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보건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나서 발기부전치료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약의 오남용은 잘못된 인식과 이해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발기부전치료제를 정력제로 오해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합법적 구매 외에 수입산 가짜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권동득 교수는 “가끔 환자들이 수입산 발기부전치료제를 정력제로 오인하고 복용했다고 털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약은 병적인 영역에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남성들은 사회적 분위기 탓에 병원을 찾기를 꺼린다. 결국 이 남성들은 병원을 찾지 않고 불법으로 가짜약을 구매해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산 치료제의 오남용과 불법거래 등으로 인해 현재 발기부전치료제 음성시장 규모는 무시 못 할 정도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밀수규모는 1123억원이다. 지난해 합법적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를 뛰어 넘는 규모다.
권 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 불법구매 방지 및 오남용 예방에 대한 제도가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발기부전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약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