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대출자들이 자영업자들이여서 대출 규제 등 할 경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자 19개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지역별, 담보 형태별로 담보대출비율(LTV)를 비롯한 부실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사실상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LTV 규제가 없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금감원은 상업용 부동산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시장의 침체로 이어져 신중히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실태조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하겠다는 의지지만 LTV 도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상업용 대출의 LTV는 평균 60~80%대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48.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상업용 대출이 또다른 가계부실의 뇌관이 될수 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LTV 기준 강화할 것이란 시각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자영업에 나선 사례가 급증해 최근 3년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에 불과했던 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하나은행 등 6개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율은 2010년 8.0%, 2011년 11.9%로 높아졌다. 5월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19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보다 4.9% 증가했다.
연체율 역시 5월말 기준 1.44%로 지난해 말보다 0.4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상업용 대출 가운데 약 4분의 1(49조5000억원)을 차지하는 상가 대출의 경우, 상가를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 상가’가 25.6%(1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18.5%가 시가의 70%를 넘는 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거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우리경제의 뇌관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