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지난 6월 임직원 30여명과 본점에서 가까운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우리은행이 시민들에게 우리 재래시장을 찾아줄 것을 호소하기 위한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서울의 대표 장터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홍보하면서 시장물건 소비행사를 벌였다.
이날 많은 이의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었다. 우리은행이 자체 제작한 남대문시장 관광지도와 쇼핑 정보를 한글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국 언어로 담은 소책자인 ‘남대문시장 안내책자’를 나눠준 것이다. 남대문 시장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이날만 2000부를 외국인들에게 배포한 우리은행 측은 앞으로 남대문시장 안내소를 비롯한 요소요소에 비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전통시장 지원에는 이처럼 ‘진정성’ 이 담겨 있다.
이 행장은 “남대문시장 구석구석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함께 서민의 애환이 깃들어 있다”면서 “이 때문에 현장을 중시하는 우리은행 은행원이라면 남대문시장은 놓칠 수 없는 고객의 보고(寶庫)이자 친근한 이웃으로 언제나 이웃사촌의 처지에서 상생을 고민하게 만드는 장소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남대문시장과 정식으로 자매결연을 하고 본격적인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은행부서별로 남대문시장 물품을 우선 고려해 구매하는 것은 물론 부서회식도 남대문시장에서 해결할 정도다. 2만6000명에 이르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전통시장 가는 날’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민금융지원’을 기치로 내걸고 전통시장 부활의 일등 공신인 온누리상품권의 판매와 수납에도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다. 2010년에는 60억 원어치를 판매했고 2011년에는 7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00억 원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사회공헌은 왁자지껄한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7년 7월 출범해 전국 1000여개 영업점별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자체 자원봉사단과 전국 30개 영업본부에서 뽑은 자원봉사 리더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은 사시사철 전방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행장은 “은행은 수동적이고 손님이 없으면 영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삼성전자처럼 제품을 만드는 회사와 다르다”며 “정부가 영업할 수 있게 해준 면허사업이기 때문에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To The Customer(고객 제일)’ 라는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우리은행의 위상과 가치는 거래고객의 선택에 의해 새롭게 정립된다는 얘기다. 거래고객 기준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이들이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