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새는 새누리당을 겨냥했지만, 실제로는 ‘검증’이라는 이유로 개인사까지 까발리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대선을 100여일 앞둔 가운데 안 원장측 폭로를 놓고 대다수가 출마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출마포기를 위한 안 원장 측의 명분쌓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원장은 그 동안 대선 출마와 관련, 애매모호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언론과 정치권의 검증공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6일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협박과 사찰의혹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기한 것은 검증공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안 원장이 독자출마 의사를 굳혔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검증공세를 꺾을 반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존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반격을 통해 차별점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 스스로 최종 결심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향후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이런 강력 대응 조치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이날 폭로가 대선출마 포기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도 있다.
안 원장은 최근 충남 홍성을 방문한 자리에서“대통령이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정치인이 되든, 아니든 어떤 식으로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정책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언급을 했다.
혹은 출마를 하더라도 민주당이나 야권연대 후보와의 단일화 단계에서 후보를 밀어주고 기권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대선에 나서게 되면 어차피 ‘진흙탕’ 싸움이 될 공산이 큰 만큼 여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발을 빼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다. 안 원장은 이미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