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오후 4시 홍콩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0일 중화권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 만나기 위해 출국한지 열흘만이다. 이 회장은 홍콩에서 리카싱 회장을 만난 후 12일 일본 도쿄로 이동, 일주일간 머물렀다. 일본에서는 지인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경영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 취임 25주년이자,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20년을 맞은 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고 대내외 기업리스크 확대되는 등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에도 이 회장은 3주 동안의 유럽 출장을 마친 후 귀국길에 “유럽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다”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는 등 강도높은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올해 5번의 출장 중에 4번이나 일본을 거쳐서 왔다. 일본 현지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소니, 파나소닉 등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전자업계의 몰락에 대해 원인을 찾고, 앞으로 삼성의 길에 대해 고민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기 전에 홍콩에서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을 만나 사업 제휴를 맺었다. 리카싱 회장은 중국 공산당 핵심 수뇌부들과 끈끈한 인맥을 맺고 있다. 이 회장의 신경영 구상에 ‘중국’이 크게 자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의 내년도 투자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의 투자 규모는 다른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도 반도체 투자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않고, 삼성전자가 올해 미국과 중국 등에 신규라인을 증설하면서 관련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금까지 위기일 수록 투자를 늘리는 특유의 전략으로 삼성전자를 글로벌 1등 기업으로 키웠다. 투자 규모를 또 다시 공격적으로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내년 반도체 투자 축소설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며 “누가 그렇게 말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수요가 위축되면 당연히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도 “(투자방향과 규모는)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