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중 통화스와프 상설화를 제안했다.
김중수 총재는 27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한·중 금융협력의 현황과 과제’ 국제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한중 양국의 공동대응 체제 방안으로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은 북경사무소가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총재는“지난해 확대된 한중 통화스와프는 잠재적 시스템 위기 발생 가능성을억제함으로써 양국은 물론 아시아 역내 금융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김 총재 “앞으로도 양국 간 통합이 더욱 진전될 것임을 고려하면 양국간 정책대화 채널을 더 긴밀하게 가동하는 한편 한중 통화스와프의 상설화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의 통화스와프 상설화는 양국간 교역에서 원화결제 활용도를 높이는‘원화 국제화’ 과정의 일환에서 나온 것으로 실제로 정부와 한은은 중국 업체가 국내에 수입대금을 줄 때 한중 통화스와프의 원화 자금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중국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상설화에 대해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취지와도 맞는 부분이 있어서 지금은 제안을 하는 단계”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총재는 양국의 교역 과정에서 교역국 통화(local currency)의 사용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역국 통화 사용의 활성화는 수출입 기업의 환위험 헤지와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춰 대외 취약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아울러 양국의 실물-금융통합 간 미스매치를 타개하는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선진국의 잇단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공동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그는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면 한국과 중국의 급격한 자본이동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