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업도 국내기업이 일본에서 선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일본 액정TV 시장에 진출했으나 2007년 시장 점유율이 0.3%에 그치자 곧바로 철수했다.
일본 TV 시장은 샤프, 파나소닉, 도시바, 소니, 히타치 등 자국 브랜드의 절대적 강세가 돋보이는 시장으로 그만큼 진입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난공불락으로 평가받던 일본시장도 지난해부터 서서히 국내 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국브랜드 위주의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갤럭시S2’ 등 스마트폰을 앞세워 일본 휴대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일본시장에서 스마트폰을 100만대나 팔았다.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다. 잡지·서적이 발달한 일본 문화를 최대한 반영해 인기 잡지를 볼 수 있는 앱인 ‘마가스토어’, 서적 전용앱인 ‘e북 재팬’ 등을 개발해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는 일본 가정용 TV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인 2010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시네마3D TV를 중심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을 살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9월 기준 3D LCD TV 시장점유율 2.3%로 2%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한달 만에 배 이상 점유율이 늘어났다.
특히 LG 시네마 3D는 같은 달 1주차(35주차) 점유율이 5%를 돌파했다. 두 자리 점유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가장 공략하기 도, 살아남기도 어렵다는 일본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셔터안경 방식의 3D TV 문제점이었던 어지럼증과 어두운 3D 화면, 무겁고 불편한 전자 안경 등 모두 개선한 편광방식의 시네마 3D TV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일본 시장에 참여함에 따라 자국 TV업체들의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