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저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은행권 대출을 상환하고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회사채 발행액은 5조309억원으로 전월대비 31.9%(1조2169억원) 증가했다. 이는 7·10월 기준금리가 2차례 인하되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재무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은행으로 부터 받은 대출 금리는 평균 4%대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우량 회사채의 발행금리는 3%대다. 지난 8월 롯데쇼핑이 외국계 은행에서 받은 일반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3년 만기 3000억원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2.98%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기준금리인 연 3.0%에 비해 2bp가 낮았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중 지난달 중순까지 대출 상환 용도로 회사채를 발행한 69개 기업중에 고금리를 저금리로 갈아타 줄인 이자비용이 약 1525억원(연간기준)으로 집계됐다.
9월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금 용도별로 보면 전체 67.5%가 대출 상환용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도 회사채 발행 증가 요인으로 보인다.
8월 이후 금감원에 제출된 기업들의 증권 신고서에서도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계획이 있는 기업들 가운데 80% 이상이 자금조달 목적을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CP) 상환에 두고 있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 하락이 국내 저금리 기조에 명분을 제공, 회사채 발행 여건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