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추진하고 있는 용산역세권‘단계개발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용산역세권개발 재무·전략적 투자자들이 코레일측에 단계개발론에 대한 세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코레일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재무·전략적 투자자들이 처음 공식적으로 단계개발론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은 지난 12일 코레일에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개편에 관한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의 주요 재무·전략적 출자사로 드림허브의 최대 주주는 코레일, 2대 주주는 롯데관광개발이다.
이들은 질의서에서 "이번 사업의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돼 심각한 우려와 당혹감이 든다"며 코레일이 추진하는 단계개발론에 관한 세부 자료와 단계개발 전환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회사는 또 "이런 혼란의 시기에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에 벌어지는 지분경쟁 등의 이슈로 이 사업의 문제와 심각성이 온 국민에 노출되고 있다"며 "사업 관계자와 주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어 주요 출자자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간접적으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은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을 중심으로 한 내부 갈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업계는 코레일이 추진하고 있는 단계개발론의 구체적인 계획과 스케줄을 요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대전제이자 이 사업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개발론에 반대되는 개발방식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1대 주주인 코레일이 단계개발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출자사 한 관계자는 “재무·전략적 투자자들이 기존 통합개발이 아닌 단계개발론에 처음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코레일이 현실성이 있는 개발 계획을 들고나온다면 이들이 단계개발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계개발로 가려면 설계부터 다시 시작해야하고,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점에서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