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금융지주사]우리금융그룹, 첫 금융지주사·자산 400조 첫 돌파…'홀로서기' 과제

입력 2012-10-24 10:09 수정 2012-10-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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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평화 등 5개 자회사로…공적자금 투입 2001년 출범

우리금융그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다.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기관 정리 목적으로 2001년 4월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빛·평화·경남·광주은행과 하나로종금 등 5개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하는 최초의 금융지주사를 출범시켰다. 이에 KB·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현재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파이낸셜 등 12개 자회사와 68개의 손자회사를 갖췄다. 이 같은 자회사 규모는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56개)이나 LG그룹(63개)보다도 많다. 주력 자회사는 우리은행. 은행 부문이 그룹과 지주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자산규모 68%, 순이익 86% 비중 차지)이 절대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가 56.97%의 회사 지분을 보유한 정부 소유 업체다. 우리금융그룹은 출범 후 4차례의 블록세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예보의 보유 지분을 축소해 왔다. 정부 소유 구조 아래서는 경영상 제약 조건이 많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2009년 11월과 2010년 4월에 각각 지분 7%(8660억원) 및 9%(1조1606억원)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해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율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짐으로써 자본 효율성과 투명한 지배구조, 일관된 사업 추진 면에서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민영화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돛을 펼치는 중이다.

◇ 강점과 약점 구분을 명확히 하라 = 우리금융지주가 정부 소유의 회사가 되기까지는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은행들이 파산 위기에서 정부가 우리은행의 핵심인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두 은행의 지분 대부분을 정부와 정부 공기업인 예보에서 인수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대주주이고 경영권 역시 가지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우리은행은 민간회사였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보유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그늘에서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은행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주력함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금융의 강점으로 증권사업 부문을 꼽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사업구조가 다양하고, 우수 인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톱3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회기(2010년 4월~2011년 3월) 매출액(영업수익)은 약 3조8000억원으로 대신증권(4조2000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년도인 2009년에는 1위(5조4000억원)였다. 사업구조도 투자은행(IB)·리테일·트레이딩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금융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무난히 넘어섰다는 평가다.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대내외 불안 요인에도 당기순이익이 전년도(2011 회기) 1조2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더 뱅커’지가 국내 1등 금융그룹으로 꼽기도 했다.

금감원 공식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출범 당시 총자산 93조606억원에서 지난 3월 말 319조466억원으로 242.84% 성장했다. 이후 5월에 403조원을 기록,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그룹 내 경영혁신 운동인 원두(OneDo) 혁신을 통해 낭비요소 제거 및 업무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영업력을 회복했다는 게 우리금융지주 측 설명이다.

◇강산이 변한 세월…고민도 남았다 = 오는 2013년이면 우리금융지주사가 출범한 지 12년째를 맞는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에 어느 정도 성과도 달성했지만, 그늘도 깊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2015년까지 글로벌 50대 금융사, 아시아 10대 금융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민영화가 1순위로 해결돼야 한다. 예금보험공사가 2001년 우리금융 지분을 취득한 후 금융당국은 빈번히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이밖에 수익창출 기반 확대, 비은행 부문 강화, 재무건전성 확보(자산 클린화), 글로벌 사업 가속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 실행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특히 덩치는 커도 체력이 의문시되는 ‘우량아’만 양산했다는 류의 싸늘한 눈초리가 따갑다.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중 지주 순이익에서 우리, 광주, 경남 등 3개 계열 은행이 차지한 비중이 92.1%(8635억원)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지주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데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사업이 부진했던 결과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은행시장을 박차고 전략적 토착화에 주력하는 해외진출을 권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해외사업 부문 점유 비중이 약 5%로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슬로건 ‘글로벌 10500’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중이다. ‘글로벌 10500’은 2015년까지 해외자산 및 수익 비중 10% 달성, 현지회사 M&A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500개, 해외자산 규모 5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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