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7.21%, 기아차는 6.94% 급락한 채 5일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10일, 기아차는 지난해 2월18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하루 사라진 시가총액은 현대차 3조4140억원, 기아차 1조703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의 연비 표시가 과장됐다고 밝혔고, 현대·기아차는 EPA의 지적을 수용해 연비 표시를 낮추고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사가 물어야 할 총 배상액은 매년 800억~1000억원 규모로, 현대·기아차의 2012년 영업이익 13조6000억원의 0.7%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연비 수정이 차량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아직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 있을지 속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의견도 엇갈린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상비용은 1회성 요인이지만 당분간 미국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연비 조정의 폭은 전체적으로 크지 않지만 그 동안 현대·기아차는 높은 연비를 토대로 마케팅을 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비 과장 광고 차종이 미국 현지 판매 차량 중 거의 전 차량에 해당돼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판매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인센티브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그는 “구체적인 수익 하락 규모가 확정될 경우 수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일회적 충격에 불과하는 의견도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의 연비 오차는 두 회사의 신뢰성을 심하게 훼손시킬 정도로 크지 않고, 미국시장과는 달리 유럽 중국 한국과 같은 주요시장에서는 정부에서 인증한 연비를 표기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퍼질 가능성이 낮다”며 “최근 루머로 주가가 급락해 이번 악재는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현대·기아차의 사후대책은 고객충성도를 높게 유지하기에 충분하다”며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 성장세는 유지돼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재무적 성과에 대해서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