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증권사들이 올 2분기(7~9월)에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3분기(10~12월)에는 실적이 바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7개 증권사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증권이 8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뒤를 이어 대우증권(730억원), 한국투자증권(556억원), 미래에셋증권(414억원), 우리투자증권(378억원), 키움증권(32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보증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삼성, 대우, 우리투자, 현대, 한국투자, 키움)의 2분기 전체 순익은 1930억원으로 전분기 950억원 대비 약 103.1%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2분기에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동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데다 금리하락에 따라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이익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어둡다. 당장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인수한 회사채 물량을 시장에서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다.
A증권사 관계자는 “웅진 사태 이후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며 “그동안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채권시장에 올인한 상태여서 얼어붙은 채권시장이 빨리 해동되지 않는다면 수익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 담합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 역시 실적 악화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국민주택채권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로 20개 증권사는 최대 2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실정이다.
각 증권사는 이르면 이번달 회계에 충당금을 미리 쌓고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분기 충당금 적립에 해당 과징금을 미리 쌓아둘 것으로 알려졌다.
B증권사 관계자는 “채권시장 냉각과 과징금 부과 등으로 몇몇 증권사의 경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증권업계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