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내기 직장인 김모(29)씨는 1년간 유지한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매달 1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김씨의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설계사에게 모집수당을 먼저 지급하는 등 사업비 체계 탓에 초기 수익률이 낮은 것이므로, 납입 기간이 길어지면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며 해지를 만류했다. 하지만 김씨는 보험료 부담과 낮은 운용 수익률 등을 감안해 해지했다.
은행, 보험, 증권사에서 내놓은 600여 가지가 넘는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생겼다.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든든한 안전망으로 믿고 있던 연금저축 상품이 기대 만큼의 수익을 안겨 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들 연금저축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정기 예·적금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연금저축신탁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4.16%다. 보험사 상품은 오히려 원금을 까먹었다. 손해보험사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1.90%, 생명보험사의 경우 -3.92%를 기록하는 등 형편없는 운용 실적을 보였다. 그나마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가 연평균 6.83%의 수익률을 거뒀지만 최근 10년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40%인 것을 감안하면 초라하다.
이익은커녕 손실을 보고 있는 상품이 수두룩한데도 금융사들은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겼다. 보험사는 사업비 체계를 내세우며 초기 수수료를 많이 부과했고, 은행과 자산운용사는 가입기간이 긴 고객에게 오히려 더 많은 수수료를 거뒀다.
하지만 연금저축 도입 첫 해인 2001년 판매된 상품들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장기 수익률 보장을 주장하던 보험사의 성적이 가장 저조했다. 손해보험사 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이 3.79%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생보사(3.99%), 은행(4.20%), 자산운용사(7.70%)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가운데는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 확정이율형이 5.59%, 삼성화재의 ‘소득공제단체보험’이 4.9%로 각각 가장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연금저축 상품의 10년 계약유지율은 평균 52.3%로 가입자 10명 중 5명은 중간에 상품을 포기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초기 손실을 본 가입자들이 높은 수수료와 보험료를 견디지 못해 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장기 운용수익을 받지 못함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기타소득세(22%·5년 내 해지시 2.2% 해지가산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