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기본은 피지컬, 즉 육체적인 요소에 있다. 만약 신체적으로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스포츠 분야든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면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 종목에만 전념한 선수들만 비교했을 때 기량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의 완성도는 멘탈에 의해 좌우된다. 정신력과 성적(기록)이 정비례하는 이유다. 결국 엇비슷한 실력이라면 멘탈이 강한 선수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 심리 상담사 조수경(43) 박사는 선수들의 멘탈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다.
조수경 박사(이하 조박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를 열어 국내 스포츠 스타들의 정신력과 심리조절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이 정상반열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멘탈트레이너라는 이름으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지만 국내에 멘탈 트레이닝이 자리잡은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조박사는 이화여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하던 중 스포츠 심리학에 매료됐다. 미국에 유학, 보스턴대에서 스포츠심리상담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다시 이화여대로 돌아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딴 것은 열악한 국내 여건 때문이다. “국내 스포츠심리학은 미국에 비해 100여년 가량 뒤져 있다. 반면 미국은 이론적·제반적 여건을 잘 갖추고 있어 늘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02년 국내 처음으로 스포츠 심리상담소를 열고 골프, 체조, 수영, 테니스, 사격,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선수들의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에 대해서는 전부 비밀에 부친다. 박태환이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나눈 대화를 비롯해 올림픽 당시 곤봉 종목에서 손연재의 슈즈가 벗겨졌을 때, 양학선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술을 구사했는지 등 모든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선수보호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박사는 선수들의 심리를 최대한 편하고 긍적적인 상태로 끌어올리는데 주력한다. 그는 “선수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1차원적으로 위로하거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개개인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최고 기술을 발휘할 수 있게 조력해주는 것이 내가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