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포럼 공동대표인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 점점 심해져 재정규율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전재정포럼은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포퓰리즘에 맞서 전직 경제부처 장관들과 재정학자 등 100여명이 결성한 모임이다
최 전 장관은 “국정운영의 힘이 점진적으로 행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가면서 예산심의 때 특정 예산을 직접 추가하거나 막대한 재정지출이 소요되는 입법도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ㆍ사회 여건상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급속한 노령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 역할 증대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 막대한 통일비용 조달 등으로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세입이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대적인 예산 청소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 전 장관은 “대통령 당선자는 인수위에 예산개혁 특별팀을 두고 팀장을 장관급으로 해 2014년 예산작업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개혁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로 베이스 예산은 모든 예산항목에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매년 원점에서 해당 항목의 타당성을 검토해 예산을 편성하는 방법이다.
그는 “대부분 (기획재정부) 예산실 직원들은 동일 업무를 2년이상 하지 않는데다 1990년대 이후 예산실장 평균 재임기간은 16개월”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 타당성을 검토하기에 바빠 과거 사업 타당성을 매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재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국민이 쉽게 알수 있으면 반만한 재정운영이 지속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 장관은 또 방만한 재정지출을 억제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재정지출 관련 법률을 원칙적으로 10년 한시법으로 하고, 모든 재정관련 법률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의하는 한편 의무적으로 재정지출 유발법안에 재정소요 추계를 첨부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