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주공2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지난 7월에 이어 또 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올해 재건축 수주시장에서 각광을 받던 단지지만 건설업체들은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단 한 곳도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4일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기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는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단지는 올해 두 번의 유찰 사태를 겪으며 시공사 선정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은 공사비 1조원을 투입해 20만9306㎡ 터에 아파트 2600여가구를 허물고 지상 35층 아파트 46개동 총 4103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분양시장 침체와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이 사업에 참여를 꺼렸다.
지난 7월에는 분양 책임을 시공사가 지고 공사비도 신축 아파트로 대신 지급(대물 변제)하는 조건 때문에 입찰이 무산됐다.
이에 조합 측에서는 이번 재입찰에서 분양 책임을 지고 미분양 발생 시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해 해결하기로 조건을 변경했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했다. ‘확정지분제’가 걸림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이 조건을 완화했지만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지분가치를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확정지분제’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무리 일거리가 없다고는 하나 이 같은 위험부담을 안고 사업에 뛰어들기에는 무리다”라고 말했다.
또 일반분양 비중이 높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공급이 1200가구에 달해 요즘 시장상황에서 미분양 물량을 다 소진하기에는 힘겹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곳은 고덕주공2단지 외에도 노원구 공릉동 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과 용산 국제빌딩주변4구역, 은평구 구산1구역, 동작구 상도대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