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여성 CEO = 29명의 스펙을 조사한 결과 CEO들의 평균 나이는 55.03세였다. 가장 젊은 CEO는 44세의 나이로 코오롱워터앤 에너지 대표이사에 오른 이수영 사장이다. 반면 가장 나이가 많은 CEO는 1950년생(62세)의 한규환 현대로템 대표이사였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CEO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곳은 57.8세를 기록한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었다. 이어 GS 그룹이 57.5세로 그 뒤를 따랐다. 삼성그룹은 54.4세를 기록하며 전자업계 양대 업체인 LG그룹보다 3살 가량 젊은 인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이 젊은 회사’를 표방한 코오롱그룹은 직급과 나이에 관계없이 대표이사를 선임한 결과, 신임 CEO들의 평균 나이가 51.2세로 가장 젊었다. 연령층이 가장 높았던 현대차그룹, LG그룹과 비교할 때 6.6세가 낮았다.
이번 신임 CEO들의 성비를 살펴보면 단연 남성이 우세했다. 29명의 CEO 중 28명이 남성이었고, 단 1명만 여성 CEO였다. 이번 신임 CEO들 중 최연소이기도 한 여성 CEO 이소영 부사장은 코오롱 그룹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 자리에 올랐다. 여성은 상무, 전무 등 임원이 되기도 어렵지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확률은 훨씬 더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울대와 이공계 강세… 지방대·고졸 출신도 = 출신 대학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의 CEO가 가장 많았다. 한규환 현대로템 대표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고,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가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나왔다. 박진수 LG화학 대표, 오장수 LG하우시스 대표도 서울대 출신이다. 서울대 다음으로 CEO를 많이 배출한 학교는 연세대와 고려대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각각 5명과 4명의 CEO를 배출했다.
연세대학교 출신 CEO는 김종오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윤용암 삼성자산운용대표이사 등이다.
고려대학교 출신 CEO는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장기주 GS스포츠 대표이사, 정명철 현대위아·메티아·위스코 대표이사,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김경용 코오롱웰케어 대표이사다. 한양대학교도 천귀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과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대표이사 사장 등 2명의 CEO를 배출했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들의 약진도 주목됐다. 부산대학교(2명)와 아주대학교(1명), 청주대학교(1명)도 유수의 대학을 제치고 CEO를 배출한 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전자의 조성진 사장은 고졸 출신으로 CEO 자리에 올라 눈길을 끈다. 조 사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한 뒤 스무 살의 나이로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해 CEO까지 올랐다.
출신 학과를 살펴 보면 이공계의 강세가 눈에 띈다. 기계공학과가 20%(6명)로 가장 많았고 화학공학과가 10%(3명), 전자공학과가 7%(2명), 금속공학과가 3.5%(1명)였다. 종합해 볼 때 공대 출신 CEO는 총 12명으로, 41%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2013년도 신임 CEO들은 100% 공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공학과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속공학과가 1명이었다.
또 신임 CEO들의 20%는 경제·경영학과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어 동양사학과, 노어노문학과 출신 CEO가 있으나 이들은 석사, 박사 과정을 통해 경영학 공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경우 서울고등학교 출신 CEO들이 가장 많았다. 한규환 현대로템 대표가 서울고 출신이고,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와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는 3살 터울의 서울고 졸업생이다. 대광고등학교와 중앙고등학교가 서울고의 뒤를 이어 CEO를 많이 배출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신임 CEO들의 스펙을 보면 확실히 이전보다 젊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하지만 그룹마다 파격 인사라며 몇몇 임원들을 내세우지만 CEO의 경우 출신대학이나 성비 등을 살펴보면 아직도 보수적인 측면이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