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포츠 경기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국내 팬들의 수준 또한 함께 높아져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으로 무장한 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해외 스포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팬들이 양산되는 데에는 TV 중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방에서도 미국 메이저리그나 유럽에서 벌어지는 프로축구를 시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를 즐기는 팬 층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해외 스포츠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류현진이 미국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다 등판할 때마다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내며 많은 팬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류현진이 등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팬들은 MBC 혹은 MBC 스포츠플러스로 채널을 고정한다. 어지간한 스포츠팬들에게 ‘류현진 경기=MBC 스포츠플러스(이하 스포츠플러스)’라는 공식이 이미 자연스럽게 성립됐기 때문이다. 스포츠플러스는 이미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이전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추신수가 있긴 했지만 류현진의 미국 진출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 대한 국내에서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다. 때문에 중계권료도 그리 높지 않은 선에서 책정됐고 연간 약 400만 달러 정도”라고 밝혔다.
물론 스포츠플러스의 중계권 계약은 내년까지인 만큼 류현진이 내년에도 뛰어난 활약을 계속한다면 이후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하지만 적어도 스포츠플러스는 2014년에도 류현진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대한 국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특히 단돈(?) 400만 달러로 ‘류현진’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막대한 광고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스포츠플러스는 지난 해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의 계약기간에 옵션에 따라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들어 손흥민, 구자철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었지만 이전까지는 프리미어리그로의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이 대다수였고 실제로 박지성을 비롯해 이영표, 설기현, 김두현, 이동국 등은 물론 현재에도 기성용, 윤석영 등이 활약하고 있다. 아직 윤석영은 출장 시간을 얻지 못했지만 그를 포함해 총 12명의 프리미어리거를 배출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ESPN을 통할 수밖에 없음이 당연하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TNmS에 따르면 ESPN은 2012년 한 해 평균 0.325%의 시청률을 기록해 경쟁 스포츠채널을 따돌리고 스포츠채널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2년 2월 11일 방송된 리버풀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간의 경기는 3.213%의 시청률을 기록해 2012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로 기록되기도 했다. 박지성이 퀸즈파크 레인저스 소속으로 첫 출전한 스완지 시티와 퀸즈파크간의 경기는 3.095%로 전체 2위에 올랐다. 프로야구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1,2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매우 높음을 증명한다. ESPN측의 한 관계자는 “중계권료는 연간 1000만 달러를 넘는 큰 액수지만 스포츠채널 선두 주자로 자리 잡는 비용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견해다.
스포츠플러스와 ESPN 외에도 최근 위성 및 IPTV 채널인 TheM은 분데스리가 중계권을 확보해 손흥민과 지동원, 구자철 등이 활약하는 경기들을 생중계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통한 채널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