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의 꽃’으로 불려온 전국 1만여명 지점장들이 좌불안석이다.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은행 수익 악화로 구조조정의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로 수익성 관리에 들어가면서 올해 들어만 40개 점포가 통폐합됐다.
28일 은행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 지점들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잇따라 통폐합되고 있다. 지점 이용고객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지점 운영비와 인건비는 상승해 은행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무수익 점포 및 적자 점포가 최대 3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은행 수익성 악화와 관련해 “은행의 체질 개선과 경영합리화 같은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은행 스스로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8개 시중은행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점포 수를 40개 줄였다. 이들 은행의 점포 수는 작년 말 5917개에서 지난달 말 5877개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점포 수를 121개 줄였다가 2010년부터는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줄어든 1조8000억원에 그쳐 뒤늦게 지점 통폐합에 나서는 중이다.
이 같은 기조는 올 하반기 접어들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칫 점포 축소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쳐질까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익성 저하로 신규 점포 출점을 중단하며 점포 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한 은행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직접 은행을 찾아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면서 “현재 은행 창구 고객은 전체 거래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기존 점포를 줄여 인력과 운영비 등을 모바일뱅킹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지점 축소에 따른 고객 이탈을 막고, VIP고객인 자산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아직까지 거액 자산가들은 보안상을 이유로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주저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특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예금 유치로 인한 문제와 대출할 곳도 마땅치 않아 지점 유지비가 은행 경영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은행권의 영업은 모바일뱅킹 특화전략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