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라이밍 마니아 최윤희(44·여)씨의 말이다. 그는 스포츠클라이밍 입문 6개월의 초보 단계지만, 이미 스포츠클라이밍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주말·휴일이면 늘 클라이밍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루 4시간 이상 클라이밍에만 전념하지만, 24시간이 주어져도 모자랄 기세다. 스릴과 성취감, 자부심 때문이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의 스릴과 정상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 대부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운동에 도전한다는 자부심이다.
최씨는 원래 워킹 산행이 취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26)의 경기 동영상을 보게 됐다. 같은 여자로서 ‘멋있다’는 생각과 ‘나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교차했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될 리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무엇보다 정직한 스포츠라는 게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자신과의 싸움일 뿐 누구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씨는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면 그대로 나타난다. 수학 문제나 퍼즐을 맞추는 것과도 비슷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이라고 할까. 아무튼 힘든 만큼 쾌감이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되지만 안전수칙과 장비교육만 잘 받는다면 결코 위험한 운동은 아니다.
“위험한 운동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보기와는 많이 다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서 그런지 힘든 것도 모르겠다. 힘든 점이 있다면 체중조절 때문에 먹는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체중이 조금만 불어도 티가 나기 때문에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작은 실수는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을 조금만 헛디뎌도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하게 된다. 암벽을 오를 때만큼은 어떤 잡념도 없다. 그만큼 정신건강에도 좋다. 주변에는 항암치료를 받던 분이 스포츠클라이밍을 통해 완치하는 모습도 봤다. 육체적·정신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 운동인지 잘 알기 때문에 요즘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시키고 있다.”
어린아이가 하기에는 힘에 겨울 것 같지만 오히려 유리한 점이 많다. 근력에 비해 몸이 가볍고 유연할 뿐 아니라 높이에 대한 공포심이 적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최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강한 근력과 체력이 필요한 만큼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은 40~60대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운동을 하다 보면 연세 지긋한 분들도 많다. 보기와 달리 체력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스포츠클라이밍 실력은 나이 순이 아니라 반복연습과 열정 순인 것 같다.”
그러나 건강한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처음에는 의욕만 앞세워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에 전념하는 초보자들이 많다. 그렇게 하면 손가락 건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것보다 주 3~4회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계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건강한 스포츠크라이밍을 즐기는 비결이라는 게 최씨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