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차명계좌 신고 포상금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1명이 무려 22건을 신고해 포상금을 타가는 등 ‘세(稅)파라치’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계좌 건당 50만원인 포상금 한도액을 100만원으로 인상, 신고를 독려키로 했다.
국세청이 25일 민주당 김현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차명계좌를 신고해 포상금을 받은 이는 147명이었다. 이들의 신고한 차명계좌는 217건으로, 건당 50만원씩 총1억85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2건 이상을 신고해 100만원 이상 포상금을 받은 이는 19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22건 신고로 11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아갔다.
이 같은 포상금 지급실적은 국세청이 지난해 신고 받은 8795건의 차명계좌 가운데 1000여건을 우선 분석한 결과로, 신고를 토대로 추징한 세액은 1159억원에 이른다.
국세청 관계자는 “작년 1월 포상금제도가 도입됐지만 시스템 정비 등으로 사실상 6월부터 현장 확인이 이뤄져 신고건수에 비해 포상금 지급건수가 적다”면서 “신고대상은 대부분 의사나 인테리어업체 사장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차명계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고자 가운데 일부는 세파라치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면서 “세파라치에 의한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선 곤란하지만 이들이 (적발ㆍ신고의) 전문성을 갖춰 조사에 적잖은 도움이 되는데다 공익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처리분과 함께 새로 접수된 신고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올해엔 차명계좌 적발 성과와 함께 포상금 지급건수도 곱절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세청은 포상금제를 ‘저비용고효율’ 방식으로 판단, 포상금 한도액을 두 배 올릴 방침이어서 향후 차명계좌 신고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신고된 차명계좌에서 1000만원 이상 탈루세금이 확인될 경우 지급하는 포상금의 한도액을 현행 계좌 건당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다음달께 기획재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다만 신고자 1명당 연 5000만원 한도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